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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에 도장을 반씩 걸쳐 찍는 이유

간인이 무엇이고 왜 찍는지, 법으로 반드시 요구되는 것인지, 어디에 어떻게 찍는지, 전자문서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2026-08-16 확인읽는 데 5분

여러 장짜리 계약서를 주고받다 보면, 장과 장이 만나는 자리에 도장이 반씩 걸쳐 찍힌 것을 봅니다. 이걸 간인이라고 합니다.

처음 보면 왜 이렇게 찍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도장 하나를 온전히 찍는 것이 더 깔끔해 보이는데, 굳이 반으로 나눠 두 장에 걸치는 이유가 있습니다.

간인이 하는 일

계약서가 세 장이라고 해봅시다. 각 장에 서명만 있고 장끼리 연결된 표시가 없으면, 나중에 두 번째 장을 다른 내용으로 바꿔 끼워도 겉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서명은 첫 장과 마지막 장에만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간인은 종이를 겹쳐 놓고 경계에 걸쳐 도장을 찍어 두는 것입니다. 그러면 도장이 두 장에 반씩 나뉘어 남습니다. 누가 한 장을 바꿔치기하면 그 반쪽이 맞지 않아 바로 드러납니다.

말하자면 장과 장을 도장으로 꿰어 두는 셈입니다. 내용을 보증하는 것이 아니라 '이 장들이 원래 한 묶음이었다'는 사실을 남깁니다.

법으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인가

아닙니다. 간인을 찍지 않았다고 계약이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계약은 당사자의 합의로 성립하고, 간인은 그 합의를 증명하기 쉽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그래서 간인이 없는 계약서도 유효합니다. 다만 분쟁이 생겨 '이 장은 우리가 합의한 내용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나올 때, 간인이 있는 문서는 그 주장을 반박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반대로 간인이 없으면 다른 방법으로 연결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금액이 크거나 장수가 많은 계약이라면 찍어 두는 편이 낫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충분합니다. 관공서나 금융기관에 제출하는 서류는 간인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니, 그때는 요구에 따르면 됩니다.

간인은 법정 요건이 아니라 증거를 튼튼하게 하는 관행입니다. 없어도 계약은 유효합니다.

어디에 어떻게 찍나

종이 계약서라면 장을 조금씩 어긋나게 겹쳐 놓고, 겹친 부분에 도장을 찍습니다. 세 장이면 경계가 두 곳이니 두 번 찍습니다. 네 장이면 세 번입니다. 장수보다 하나 적게 찍는 셈입니다.

계약서를 두 부 만들어 각자 한 부씩 보관하는 경우, 두 부 모두에 간인이 있어야 합니다. 한 부에만 찍혀 있으면 나머지 한 부는 연결성을 증명할 수단이 없습니다.

누구 도장을 찍는지도 정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계약 당사자가 둘이면 양쪽 도장을 나란히 찍는 것이 원칙입니다. 한쪽 도장만 있으면 그쪽이 스스로 묶어 놓은 것에 그칩니다.

장수가 많으면 간인 대신 천공기로 구멍을 뚫어 끈으로 묶거나, 제본 후 제본 부위에 도장을 찍는 방식도 씁니다. 목적은 같습니다.

전자문서에서는

PDF로 주고받는 계약서에는 종이를 겹칠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간인을 흉내 내는 방식이 쓰입니다. 페이지 경계에 해당하는 자리, 즉 앞 장의 오른쪽 끝과 다음 장의 왼쪽 끝에 도장 이미지를 반씩 나눠 얹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인쇄해 놓고 보았을 때 종이 간인과 같은 모양이 됩니다. 페이지를 하나 빼면 반쪽이 남으니 눈에 띕니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전자문서에서 간인의 실질적인 효력은 종이만 못합니다. 파일은 편집할 수 있고, 마음먹으면 반쪽 도장까지 옮겨 붙일 수 있습니다. 전자문서의 연결성과 위조 여부를 정말로 보장하려면 전자서명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전자 간인은 두 경우에 씁니다. 인쇄해서 종이로 쓸 문서를 미리 만들어 두는 경우, 그리고 상대가 관행적으로 간인을 요구해서 형식을 맞추는 경우입니다.

계약서를 몇 부 만들고, 틀린 곳은 어떻게 고치나

계약서는 당사자 수만큼 만들어 각자 한 부씩 갖는 것이 원칙입니다. 둘이 계약하면 두 부, 셋이면 세 부입니다. 한 부만 만들어 한쪽이 보관하고 다른 쪽은 사본을 갖는 방식도 쓰이지만, 나중에 원본이 필요할 때 불리해질 수 있어 각자 원본을 갖는 편이 낫습니다.

두 부 이상 만들면 마지막에 '본 계약서는 2부를 작성하여 각 1부씩 보관한다'는 식으로 적어 둡니다. 몇 부가 존재하는지 문서 스스로 밝혀 두는 것이라, 나중에 어디선가 세 번째 부가 나타났을 때 근거가 됩니다.

쓰다가 틀린 곳이 생기면 지우거나 덮어쓰지 않습니다. 틀린 부분에 두 줄을 그어 원래 글자가 보이게 남기고, 옆에 바른 내용을 적고, 그 자리에 정정한 사람의 도장을 찍습니다. 이것을 정정인이라고 합니다. 수정테이프로 덮으면 무엇을 고쳤는지 알 수 없어 오히려 의심의 근거가 됩니다.

빈칸도 그냥 두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금액이나 날짜 칸이 비어 있으면 나중에 누군가 채워 넣을 수 있습니다. 해당 없는 칸에는 사선을 그어 두거나 '해당 없음'이라고 적습니다.

수정테이프로 덮은 계약서는 고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두 줄로 긋고 도장을 찍는 것이 원칙입니다.

도장과 서명은 어떻게 다른가

우리 실무에서는 도장과 서명을 비슷하게 여기지만 구별이 있습니다. 이름을 손으로 쓰는 것이 서명, 도장을 찍는 것이 날인이고, 이름을 적고 도장까지 찍는 것을 기명날인이라고 합니다.

법에서 어느 것을 요구하는지는 문서에 따라 다릅니다. 서명이면 되는 경우도 있고 기명날인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가 요구하는 형식이 있으면 그에 맞추는 것이 안전합니다.

인감도장과 일반 도장의 차이도 있습니다. 인감도장은 관공서에 신고해 인감증명서로 그 도장이 본인 것임을 증명할 수 있는 도장입니다. 중요한 계약에서 인감증명서를 함께 요구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사무실에서 쓰는 막도장은 그런 증명이 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간인을 빠뜨린 채 이미 계약서를 주고받았습니다.
계약은 그대로 유효합니다. 마음이 놓이지 않으면 양쪽이 만나 다시 간인을 하거나, 계약서 전체를 다시 출력해 새로 날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그것 때문에 계약이 흔들리는 것은 아닙니다.
스캔한 도장 이미지를 써도 되나요?
실무에서 널리 쓰이고 상대가 받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미지는 복제가 쉬우므로, 도장 이미지 파일을 아무 곳에나 두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중요한 계약이라면 원본에 실제로 날인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간인과 정정인은 다른 것인가요?
다릅니다. 간인은 장과 장의 연결을 남기는 것이고, 정정인은 고친 부분이 합의된 수정임을 밝히는 것입니다. 하나의 계약서에 둘 다 있을 수 있습니다.
두 장짜리 계약서에도 간인이 필요한가요?
두 장이면 경계가 한 곳이니 한 번 찍으면 됩니다. 장수가 적어도 바꿔치기가 가능하니 원리는 같습니다. 다만 한 장짜리라면 간인할 경계가 없습니다.
직접 확인하셔야 하는 것

아래 항목은 해마다 바뀌거나 사업장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것들입니다. 이 글을 근거로 삼지 마시고 원문을 확인해 주세요.

  • 제출처가 요구하는 날인 형식(서명, 기명날인, 인감증명서 첨부 여부)은 기관마다 다릅니다. 미리 확인하세요.
  • 이 글은 실무 관행을 정리한 것입니다. 특정 계약의 효력이나 형식 요건에 관한 판단은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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